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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노메이크업 데이트] 화장기 없이 남자친구 만나기

by 뜬비 2021.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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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애의 옛 기록들을 꺼내어보는 프로젝트! 첫 번째 게시글입니다.

 

 

'예쁜데?'

피부과에서 뾰루지 압출을 받아 벌집이 된 나의 얼굴을 보고 그가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처음으로 화장 안하고 나갔던 데이트

 

화장을 하지 않고 출근을 하면 어디론가 숨고 싶어진다. 컨실러로 가려지지 못한 잡티들이 강한 자기주장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 가운데 맨 얼굴을 드러내는 경우는 많지 않기에 화장을 안 하면 특이한 사람 또는 자기 관리 못하는 사람 취급을 받게 된다. 적당히 사회와 타협하며 평범하게 살려면 화장은 기본처럼 여겨진다.

 

 

한번 화장할 때 사용하는 기본 화장품

 

하지만 그와 동시에 화장은 굉장히 불편하다. 20대 초반에는 주근깨를 가리기 위해 두껍게 화장을 했는데 그러면 피부가 숨을 쉬지 못해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때는 설상가상으로 마스크에 얼굴이 뒤집어져서 화장품은 나의 얼굴에 자극만 더해줄 뿐이었다. 피부과 선생님은 화장을 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상처가 아문 뒤에도 정 하고 싶으면 마스크 위쪽으로만 하라고 하셨다. 하하하. 그럼 밥 먹을 때 얼굴 위, 아래로 비포 앤 애프터가 확연히 차이 나려나.

 

 

친언니와 함께한 인왕산 등반

 

이 날은 남자 친구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먼저 있는 등산 일정 때문에 화장을 못하고 나갔다. 처음에는 내 얼굴이 창피하고 머쓱해서 시선을 피했다. 괜찮다는 말이 들려오기는 하지만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새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눈에 들어왔고, 정말 아무렇지 않게 예쁘다고 말해주는 말이 진심처럼 느껴졌다.

 

 

남자친구가 내 손목에 걸어준 꽃 인형

 

달랐다. 나도 달라졌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창피해하는 내 모습은 어디 가고 편하게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었다. 화장을 하지 않아 편하고 가벼웠고 그럼에도 예쁘게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었다. 덕지덕지 붙어있던 부끄러움이 벗겨지고 홀가분하게 놀았다.'공평동 곰장어' 집에서 처음으로 곰장어도 먹어보고 익선동 카페도 가고 사격 게임도 했다. 남자 친구가 이상하게 보지 않으니까 다른 사람들 시선도 개의치가 않았다.(뜬금없지만 공평동꼼장어집 진짜 맛있다. 다음에 블로그에서도 꼭 리뷰해야겠다.)

 

 

엄청난 차이로 이겨버린 사격승부.

 

사격했는데 내가 이겨버렸다. 남자친구가 꽤나 열심히 하는데 두 번이나 이겨버리면 속상해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래도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사장님 멘트도 엄청 웃겼다. 나에게는 '너는 연애하지 마. 너는 시집도 가지 마. 국가가 너를 부른다.', 남자 친구에게는 '여자 친구한테 사격 지면 군대 다시 가야 합니다.'라고 적어주셨다.

내가 화장을 안 해도 예뻐해 주고, 내가 게임에서 이겨도 쿨하게 축하해주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고 고마웠다. 이때부터 느꼈던 것 같다. 이 연애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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